교회를 보는 세상의 눈 - 사순절의 명상(4) - 
지난 13일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가톨릭 교회의 새 교황이 선출되었습니다. 이번 새 교황 후보에는 유럽과 아프리카와 남미의 아르헨티나의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유력시되었는데, 여러 번의 재선임 끝에 아르헨티나의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베네딕트 16세의 뒤를 이어 제 266대 교황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비유럽 권에서 교황이 선출된 것은 주후 731년 시리아 출신이었던 그레고리오 3세 이후 1282년 만에 처음 있는 획기적인 일로써, 이는 카톨릭 교회의 지도자들이 한 마음으로 앞으로 교회가 새로워져야 한다는 결의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에 즈음하여 한국의 유력한 한 시문사 사설에는 오늘날 실추되어가는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 의미심장한 메세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탄생과 교회가 있어야 할 자리" 지난 13일, 전 세계 12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 266대 교황에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76) 추기경이 선출됐다. 비(非)유럽 지역에서 가톨릭 교황이 나온 것은 1282년 만이다. 남미 가톨릭 신자가 세계 가톨릭 신자의 41.3%인 4억8000만 명에 달해 언젠가는 이곳 출신 교황이 나오리라고 내다봤지만 이렇게 빨리 출현한 것은 예상을 넘어선 일이다. 새 교황은 즉위명으로 '프란치스코'를 선택했다. 가난하고 병든 이들과 함께하며 청빈과 겸손으로 가톨릭 교회를 새롭게 변화시켰던 13세기 성자 프란치스코의 정신을 이어받겠다는 뜻이라고 한다. 가톨릭 교회의 위대함은 시대 변화에 더딘 듯 보이면서도 어느 순간 시대 변화를 적극 수용해 시대와 함께 나아간다는 점이다. 최근 가톨릭 교회의 권위는 바티칸의 권력 암투와 비리 의혹, 영국·미국 사제들의 성추행 스캔들 등으로 전에 없이 떨어졌다. 바티칸이 처음으로 제3세계 출신 교황을 선출한 것은 교회 내부에서 과감한 변화와 개혁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벌써부터 프란치스코 교황 시대가 바티칸 공의회를 통해 교회일치운동의 길을 열었던 요한 23세, 폴란드 출신으로서 20세기에서 21세기로 전환기 교회를 이끌었던 요한 바오로 2세 시대와 맞먹는 교회 쇄신 시대가 되리라는 성급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새 교황(프란치스코 1세)은 2001년 추기경이 된 후 화려한 추기경 관저를 마다하고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작은 아파트에서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 살며, 음식을 직접 만들고 낡은 옷을 수선해 입고 출퇴근할 때는 털털거리는 시내버스를 즐겨 이용했다고 한다. '프란치스코'라는 즉위명이 어울리는 청빈과 겸손과 사랑의 사목(司牧)답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작년 사제 서품식에서 젊은 사제들에게 "예수님은 우리에게 밖으로 나가서 형제들과 교류하고 나누라고 가르치셨다"며 "영적으로 뿐 아니라 몸으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전하라"고 당부했다. 남미는 세계 어느 곳보다 빈부 격차가 심해 교회가 사회 모순 해결에 직접 나서야 한다는 해방(解放)신학이 탄생한 곳이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념에 앞서 사랑의 실천을 택했고 스스로 '빈자(貧者)의 아버지를 자처하며 사회의 가장 낮은 곳을 찾아가 그들과 하나가 됐다. 종교는 있어야 할 자리에 있을 때 호소력을 갖는다.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종교는 낮은 목소리를 내도 울림이 크고, 그 울림이 사회를 바꾼다.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 의지할 데 없는 사람을 사랑으로 껴안기보다 정치인을 닮은 거친 목소리로 이념과 사회변혁만을 외치는 종교의 목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흔들지 못하고 허공에 흩어진다. 종교가 성전(聖殿)을 높이 올릴수록 가난하고 병들고 의지할 데 없는 사람들과 멀어진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를 이은 부에노스아이레스 프란치스코의 교황 취임 소식을 접하며 가톨릭 교회의 영원한 생명력의 근원을 생각하고 종교가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를 거듭 떠올리게 된다. (참조: 조선일보 인터넷 신문, 사설: 2013.03.14 22:47) 새로 취임한 교황은 추기경단과의 첫 미사를 집전하면서 전통적인 격식을 깬 소탈한 모습으로 일반이 잘 모르는 라틴어 대신 이탈리아어로 미사를 집례하면서, "우리는 원하는 대로 걸을 수도 있고 많은 것을 지을 수도 있지만, 신앙 없이는 인심 좋은 비정부기구(NGO:Non-Governmental Organization)에 불과할 것이며... 세속적 가치를 앞세운다면 우리는 교황이나 추기경이나 주교나 또는 사제일 수는 있지만, 예수의 제자는 아닐 것이며... 세속적 가치로 어떤 일을 이루려 한다면 이는 어린 아이가 모래성을 쌓는 것과 같을 것"이라고 설파했다고 합니다. 지금 교회의 지도자 된 우리는 어떻습니까? 이 신문 기자가 로마 시내 나보나 광장에서 만난 대학생 아두리니치(21세)씨는 "바티칸이 좀 더 친근해져야 한다"며 "새 교황이 교황청 밖에서 시민과도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피력했다는 것입니다. 교회와 세상의 담이 너무 높다는 것이지요. 지금 이 사순절에 신구교를 막론하고 교회의 지도자들이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는지를 깊이 반성하고 스스로 개혁과 쇄신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오늘의 말씀>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 20:27, 28)


샬롬!
2013/3/17
주일아침
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