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식한 부부 - 제8회(2006년) 동서커피문학상 수필부문 입선작 -
글 : 손태옥 내 남편은 건설현장 근로자다. 말로는 다들 직업에 귀천이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엄연히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세칭 노가다라는 직업을 가진 남자를 남편으로 둔 나는 그가 하는 일을 떳떳이 밝히지 못하고 어쩌다 친정엘 가도 풀이 죽는데, "남들은 내 남편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마음에 가끔 길을 가다가도 신축 중인 건설 현장을 보게 되면 걸음을 멈추고 "내 남편도 저렇케 일하겠지" 하는 생각에 눈시울을 적시곤 한다. 며칠 전 남편이 좋아하는 우렁이를 사려고 시장엘 갔다. 우렁이를 사고 막 돌아서려는데 인도네시아에서 온듯한 남자 둘이서 토시를 가르키면서 "이거 얼마예요?" 하고 서투른 우리말로 물어 보는게 아닌가. 아줌마가 천원이라고 답하자 그 두사람은 자기네 말로 뭐라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는게 보였다 아마 비싸다는 표정인 거 같았다. 그 순간 나는 선량한 두 사람을 보고 이국 땅에 와 천대 받으면서 일하는 외국 근로자의 입장을 생각했고 또한 힘들게 일하는 내 남편이 잠깐이나마 그립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오늘은 햇빛이 따갑게 내리길래 널었던 이불을 걷으로 옥상에 올라 갔다가 무심코하늘을 보는데 "화인건설" 이라고 쓰여진 곤돌라가 눈에 띄었다. 언젠가 남편이 일하는 곳을 알려준 적이 있었다 가보지는 않았지만 남편이 일하고 있는 현장인거 같아 나는 열심히 그 곤돌라 밑으로 남편 옷 색깔을 찾아 보았다. 아! 조그맣게 남편이 보였다. 위험한 난간에서 나무 기둥을 붙들고 왔다갔다 하면서 망치로 못을 치고 있었다. 탕!탕! 못치는 소리도 들려왔다 그 순간 나? 울고 말았다. 왜 내 남편은 더운 날 저렇게 땡볕에서 일을 해야만 처 자식을 먹여 살릴 수 있을까. 꼭 저렇게 힘들게 일해야 하나 내려오는 계단에서 이불을 싸안고 오다가 그렁거리는 눈물 때문에 넘어 질 뻔 했다. 저녁을 먹고 남편에게 "다리 주물러 드릴께요 이쪽으로 누우세요" 했더니 눈이 동그래 졌다. 별일 다 보겠다는 표정이다. 나는 다리를 주무르면서 "당신 오늘 6층에서 일했죠" "어, 어떻게 알았어?" 했다. "오늘 이불 걷다가 봤어요, 우리 옥상에서 바라보면 왼쪽 끝에서 일했죠?" 했더니 "응" 하고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마도 자기가 고생하는 걸 내가 본게 못마땅한 것 같았다. "냉커피 한잔 드릴까요?" 했더니 "아 타주면 잘먹지" 한다 사실 남편이 저녁 늦게 커피를 부탁하면 거절 했었다. 그다지 커피를 즐기는 편이 아니어서 밤에 커피를마시면 카페인 때문에 잠을 못자는 편이기 때문이다. 언제인가 밤에 커피를 마신 뒤 새벽까지 뒤척이더니 일 나갔다가 어지럽다고 그냥 집에 온 적이 있은 뒤부터 나는 되도록 늦은 커피는 타주지 않는다. 내마음을 아는 남편은 "내일 일 못 나가면 어쩌려고 커피를 타주지"했다. "아유 뭐 어때요 하루 쉬면 되지 뭐" 했더니 남편은 빙긋 웃으면서 "우리 블랙 커피 한번 마셔 볼까?" 하고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지었다. "테레비 같은 데서 블랙커피 마시는 사람들 보니까 유식해 보이더라" 나는 웃음을 참으면서 정말로 설탕과 프림을 빼고 남편에게블랙 커피를 내밀었더니 한모금 마신 남편은 얼굴을 찡그리면서 "아우,무식한게 차라리 낫겠다. 못 마시겠다.우리 무식하고 말자" 하는게 아닌가. 하긴 블랙커피를 마신다고 모두 유식하면 무식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 부부는 무식할 정도로 큰 소리로 웃었다. 잠자리에 누운 남편은 "당신 이번에 돈 나오면 바지 하나 사 입어. 거 왜 당신은 멋을 안부리는 거야? 옆집 진영이 엄마 같이 야들 야들한 바지 하나 사입어"했다. "참 누군 못 사 입어서 안 입는줄 아세요? 당신 땡볕에서 땀 흘리며 번돈으로 어떻게 비싼 옷을 사 입어요?" 했더니 "다 당신하고 윤정이 위해일하는데 뭘 그래. 이번 달에 사입어 파마도 좀 하고" 나는 그만 목이 메었다. 그런걸 행복이라고 말해도 좋으리라. 지체 높으신 사모님 소릴 못들어도. 어떤 비싼 보석 같은게 아니 더라도 잠깐씩 이렇게 느껴 지는 걸 행복이라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가끔 남편은 돈 많은 부모 못 만나 배우지 못해서 천대 받는 세상이 원망 스럽다고 울분을 토한 적이 있다. 그런 남편을 볼 때마다 나 또한 남편의 직업에 열등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이렇게 오늘 같이 잠깐씩 느끼는 감사함으로 남편 직업에 대한 회의를 잊고 깊은 행복감에 젖어든다. 아, 내일 남편의 점심 반찬을 무엇으로 해 드릴까? 자칭 무식한 우리 부부의 초가을 밤은 시원하게 깊어간다. 샬롬! 2011/10/2 주일아침 백호 *********************
흐르는 배경음악은 이스라엘 출신 샹송가수, 일라나 아비탈(Ilana Avital)이 
부른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입니다.  
그녀의 독특한 창법에 의한 호소력이 돋보이는 애달픈 샹송입니다.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Il faut oublier         잊어야 해요
Tout peut s"oublier     다 잊을 수 있어요
Qui s"enfuit deja       이미 지나간 일은
Oublier le temps        잊어요 서로가
Des malentendus         오해했던 시간과
Et le temps perdu       방법을 궁리하다
A savoir comment        잃어버린 시간을
Oublier ces heures      잊어요 그 시간들을
Qui tuaient parfois     이유만 따지다
A coups de pourquoi     행복한 마음을 때로
Le coeur du bonheur     절망시킨 시간들을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Moi je t"offrirai  당신께 줄께요
Des perles de pluie     비가 내리지 않는
Venues d"un pays   나라에서 온
Ou il ne pleut pas      진주알의 비를
Je creuserai la terre   땅을 파겠어요
Jusqu"apres ma mort  죽어 쓰러질 때까지
Pour couvrir ton corps  황금과 빛으로
D"or et de lumiere   당신을 덮겠어요
Je ferai un domaine     왕국을 만들께요
Ou l"amour sera roi  사랑이 왕이 되고
Ou l"amour sera loi  사랑이 법이 되고
Ou tu seras reine       당신이 왕비 되는 왕국을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Je t"inventerai         당신을 위해서
Des mots insenses       당신이 재밌어 할
Que tu comprendras      넌센스 말을 지어낼께요
Je te parlerai          얘기해 줄게요
De ces amants-la        불타는 가슴을
Qui ont vu deux fois    두 번씩 경험했던
Leurs coeurs s"embraser 연인들 얘기를
Je te raconterai        얘기해 줄게요
L"histoire de ce roi    당신을 만날 수 없어
Mort de n"avoir pas     상심하여 죽고 만
Pu te rencontrer        왕의 이야기를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On a vu souvent         사람들은 봤대요
Rejaillir le feu        너무 늙었다 여겼던
De l"ancien volcan      옛 화산이 또다시
Qu"on croyait trop vieux 불을 뿜는 걸
Il est parait-il        그래서 아마도
Des terres brulees      불타 버린 땅에서
Donnant plus de ble     최고 계절 사월보다
Qu"un meilleur avril    더 많은 곡식이 났나 봐요
Et quand vient le soir 그리고 하늘이 불타게끔
Pour qu"un ciel flamboie 저녁이 오면
Le rouge et le noir    붉은 것과 검은 것은
Ne s"epousent-ils pas  하나로 합하지 않아요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Je ne vais plus pleurer 이제 울지 않을께요
Je ne vais plus parler 이제 말하지 않을께요
Je me cacherai la 그냥 여기 숨어서
A te regarder          당신을 지켜볼께요
Danser et sourire      춤추고 미소짓는 당신 모습을
Et a t"ecouter         그냥 듣고만 있을께요
Chanter et puis rire   당신이 노래하고 웃어대는 걸
Laisse-moi devenir     허락해 줘요 내가
L"ombre de ton ombre   당신 그림자의 그림자가 되고
L"ombre de ta main     당신 손의 그림자가 되고
L"ombre de ton chien, mais 당신 멍이의 그림자가 되는 걸, 다만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
Ne me quitte pas      날 Ej나지 말아요
Ne me q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